느끼다

<일상> 눈물이 찔끔_20220226

지금저금 2022. 2. 27. 00:25

아침에 아들의 검사 결과 확진 문자를 받았다.
남편과 나, 딸 이렇게 셋이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에 갔다. 이럴수가!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끝이 안 보인다. 대기줄의 끝을 찾아 뒤로 뒤로 한참을 가서야 우리도 줄을 설 수 있었다.

우리 바로 뒤에 서 있던 아저씨는 줄이 너무 길다며 바로 포기하고 가버리더라. 어떤 사람은 어린 아이는 우선적으로 검사 받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보건소 직원과 실갱이를 하고 있고.

나는 몇시간이 될 지도 모르는데 기다리는 게 좋은지 일단 후퇴하는 게 나은지 고민했다.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었다. 병원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유료 검사를 받을까? 검색해보니 검사비가 십만원쯤 하는 것 같았다. 3명이 검사하려면 검사비만 30만원? 바로 포기. 오늘은 일단 집으로 가고 내일 집에서 가까운 선별진료소에 더 일찍 나와서 줄을 설까? 내일도 일요일이라 사람이 많을 것이고 오늘보다 덜 기다린다는 보장도 없었다. 별로 좋은 선택도 아닌 것 같다. 그럼 월요일에 검사를 받는 건 어떨까? 그날은 선별진료소도 더 많이 운영하고 검사 운영 시간도 주말보다 2배 이상 기니까 대기 시간이 훨씬 짧을 것이다. 각종 안들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고 있는데 남편이 한 마디 한다.

"오늘 그냥 온 김에 검사 받는 게 낫겠어.
빨리 검사 받고 빨리 결과를 알아야 덜 불안하지."

네네. 바로 수긍.
그로부터 2시간반 후에야 우리는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. 찬바람 속에 오래도록 서 있다가 집에 돌아오니 급피곤. 검사 받다가 병 나겠네. 나는 3번째 PCR검사였는데 이번이 젤 아팠다. 검사하는 분이 인정사정 볼 것도 없이 쑥~ 찌르는데 악~ 하고 속으로 비명을 지를 수밖에. 눈물이 찔끔 났다.

일주일 뒤 한 번 더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.
다음엔 덜 아프게 검사해줬던 우리 동네 선별진료소로 갈테다!

이노무 코로나,
내 코만 세 번씩 쑤셔대다닛 용서할 수 없다아~!

 

 

딸이 그린 이모티콘